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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수면장애

수면장애와 ADHD의 관계

많은 부모들이 겪는 고민 중 하나는 “아이가 밤늦게까지 깨어 있어요”, “잠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려요”, “자다 자꾸 깨고, 아침에도 힘들어해요.” 와 같은 수면장애 관련 문제입니다.

단순히 생활 습관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카페인 섭취, 화면 노출, 수면 루틴 등 다양한 조정을 시도해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지속적으로 수면 문제를 보일 경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ADHD는 단순히 주의 집중의 어려움이나 산만함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ADHD 아동의 60~70%가 수면장애를 동반한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수면 문제 자체가 ADHD 증상의 일부로 먼저 나타나기도 합니다.

수면장애와 ADHD의 관계

 

 


아이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ADHD와 관련 있을까?

ADHD 아동에게 수면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이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ADHD가 뇌의 자기조절 기능, 충동 조절, 멈춤 능력과 관련이 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능 저하는 수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ADHD 아동이 겪는 대표적인 수면 문제:

 - 잠드는 시간 자체가 매우 늦어지는 수면 위상 지연

 -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걸림(입면 지연)

 - 자다 깨는 횟수가 많고, 깊은 잠에 들지 못함

 - 아침 기상이 어려움 (수면 효율 저하)

 - 악몽, 야경증, 몽유병과 같은 수면 중 이상 행동

 

이러한 문제는 아이의 수면 리듬뿐 아니라 하루의 기분, 집중력, 학습능력, 사회성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또한, 수면부족은 ADHD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더 쉽게 짜증을 내고, 충동 조절이 어렵고, 집중 지속 시간이 짧아지고, 낮시간에도 과잉행동이 증가합니다. 이처럼 수면장애는 ADHD의 원인이라기보다 악화 요인이며, 동시에 ADHD의 숨겨진 증상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의 예민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진단 전 알아두면 좋은 ADHD 체크포인트 

아직 ADHD로 진단받지 않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수면 및 행동 특성이 보인다면 전문 상담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잠들기까지 40분 이상 소요된다

단순히 놀고 싶어서가 아니라, 머릿속이 멈추지 않고 계속 활동 중이라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음.

 - 자는 도중에도 자주 깬다

자율신경이 과활성화된 상태로,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깊은 수면 유지가 어렵다.

 -  아침에 깨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충분히 잤더라도 기상 반응이 느리고 불쾌감을 동반함.

 - 낮에도 졸리다고 자주 말하거나 하품을 많이 한다

야간 수면의 질이 낮아 실제 회복되지 않았을 가능성.

 - 자기 전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들어도 집중을 유지하지 못함

수면 루틴을 설정해도 주의가 분산되어 효과가 없음.

 - 잠자리에서도 계속 말하거나 몸을 움직인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을 뒤척이며 장난을 반복함.

 - 수면 부족 시 지나치게 과활동적으로 변함

졸리면 조용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산만하거나 흥분한 상태로 변함.

 - 주간에도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예민함

수면 부족 + ADHD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 

 

위 체크포인트는 단순히 하나하나의 문제보다, 패턴으로 이어질 때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ADHD 수면장애, 어떻게 대응 할까?

진단 전이라도 부모가 수면 문제를 인지하고 생활 리듬과 감정 조절을 중심으로 접근하면 아이의 상태를 어느 정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다음은 ADHD 관련 수면 문제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 수면 루틴 ‘고정화’시키기

  •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 같은 순서의 루틴(세수 → 파자마 → 책 읽기 → 조용한 음악)을 반복
  • 뇌에 수면 신호를 자연스럽게 인식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 자기 전 자극 차단

  • 1시간 전부터 TV, 태블릿, 스마트폰 금지
  • 강한 조명 대신 수면등 사용
  • 강한 신체 활동은 피하고 조용한 놀이로 전환

 - 간단한 신체 이완 활동

  • 깊은 복식 호흡
  • 스트레칭
  • 이불 속 마사지 (신체를 이완시켜 마음까지 차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음)

 - 수면일기 쓰기 (부모용)

  • 잠든 시각
  • 깬 횟수
  • 전날 활동
  • 음식, 기분 등 (기록을 통해 패턴을 발견하고, 전문가에게 참고자료로 제공 가능)

 - 전문기관과 조기 상담 연계

  • 소아정신과, 소아청소년과, 발달센터 등
  • 진단을 위한 검사 전, 생활 관찰을 기반으로 초기 대응 가능

아이의 수면 문제를 단순히 “잠투정”이나 “버릇”으로 여기기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수면은 아이의 신체와 뇌, 감정 모두와 연결되어 있고 특히 ADHD 같은 신경발달 특성과 깊은 연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잠이 안 오는 아이, 자주 깨는 아이, 아침에 일어나기 어려운 아이를 바라볼 때 그 이면에 감춰진 뇌의 구조와 조절 문제를 떠올려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입니다. ADHD는 빠르게 진단하는 것보다, 아이의 일상 흐름을 정확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작입니다. 오늘 밤, 아이가 잠드는 그 시간과 과정을 다시 한 번 유심히 바라보세요.
그 속에 담긴 도움 요청의 신호를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입니다.